영화

라따뚜이 최고의 요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드림1118 2022. 10. 12. 00:15

라따뚜이

라따뚜이 처음 알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라따뚜이가 무슨 말인지 심지어 음식의 이름인지 조차 몰랐다. 예고편을 봐도 몰랐으니 말 다한 거 아닌가 싶다. 유명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는 도시 쥐의 이야기라니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영화 자체로도 설렘이 있다. 어린 시절 일요일 오전 8시만 되면 티브이에서 방영해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던 기억이 있다. 일요일 이어도 아침 일찍 일어나 8시가 되길 기다리던 그때 그 시절의 두근거림과 설렘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영화는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게 해 준다. 그 기분 좋은 마음을 갖고 주인공인 귀여운 생쥐 레미와 약간은 어리숙해 보이는 요리사 랭귀니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라따뚜이로 최고의 요리사가 되다.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레미는 절대미각에 손놀림도 빠르고 요리에 대한 열정도 남들보다 뒤지지않게 끓어 넘친다. 하지만 이런 레미에게는 단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주방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주방 퇴치 일 순위! 요주의 일 순위인 생쥐라는 것이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꿈을 꾸고 지내던 어느 날, 레미는 하수구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 운명처럼 파리의 별 다섯 개짜리 최고급 레스토랑에 떨어진다. 그러나 생쥐인 레미에게는 주방은 들어갈 수도 없고 요리를 할 수도 없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하지만 보글보글 끓는 수프의 냄새와 탁탁 탁탁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 그리고 여러 가지 향신료와 요리들의 향기에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레미의 요리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해져 가고 작은 생쥐의 심장은 흥분과 설렘으로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레미의 가족들은 쥐라면 쥐답게 시중창에서 쓰레기나 먹으며 지내라고 핀잔을 주지만 레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에 들어가기로 한다. 모두가 떠나고 아무도 없는 깜깜한 주방에서 요리에 열중하던 레미는 재능 없는 수습 요리사인 랭귀니에게 딱 걸리고 만다. 하지만 랭귀니는 레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레미를 내쫓지 않는다. 대신 해고 위기에 처해진 자신의 처지를 알리고 레미와 함께 해고 위기에서 벗어나 보기로 한다. 레미는 랭귀니의 주방 모자 속에서 머리카락으로 랭귀니를 조종하고 지시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그 결과 랭귀니는 레미의 도움으로 최고의 요리들을 만들게 된다. 게다가 이 영화의 제목과도 같은 라따뚜이라는 요리로 까다로운 요리 전문기자의 입맛도 사로잡게 된다. 이렇게 갑자기 요리실력이 급상승하여 승승장구하는 랭귀니의 모습에 주방장은 의심을 하고 랭귀니를 몰래 살펴보다가 레미의 정체를 알게 된다. 레미와 랭귀니는 주방에서 쫓겨날 위기에 쳐해 졌지만 결국에는 이 난관을 극복해내었고, 레미는 더 이상 랭귀니의 모자 속에서가 아닌 주방에서 당당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생쥐가 되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최고의 요리사가 된 것이다.

 

라따뚜이로 이룬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

시궁창에 살던 생쥐 레미. 레미는 세상에서 가장 하찮다고 할 수도 있는 존재였다. 라따뚜이는 이런 작은 존재의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세상은 이 작은 생쥐의 재능에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인가, 다른 의미로 세상은 모든 이들의 재능에 평등하게 친절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레미의 가족들이 레미에게 말했던 것처럼 자기 분수에 맞게 생각하고 자기 분수에 맞게 살라고 말이다. 하지만 레미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도록 아름답게 그려냈다. 덕분에 개봉한지 한참 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라따뚜이의 내용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용과는 별개로 영화속에 나오는 파리의 풍경들이 매우 아름다웠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파리의 야경은 내가 파리 여행 때 보았던 야경이 생각날 정도로 싱크로율이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는 재미도 있으니 정말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라따뚜이」 개인적 감상평

「라따뚜이」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단순히 ‘쥐가 요리하는 독특한 애니메이션’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뒤, 내 마음속에는 따뜻함과 동시에 묵직한 감동이 자리 잡았다. 단순히 웃음을 주는 코미디가 아니라, 꿈을 향한 열정과 그 과정에서 겪는 두려움, 그리고 진정한 자기 발견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레미라는 작은 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나 자신이 품고 있던 열망과 불안이 고스란히 비춰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

레미는 쥐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요리사가 될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서 요리를 ‘예술’로 바라보며, 재료와 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 장면들을 보며 나는 내 안에도 늘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갖고 무언가를 하고 싶어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주변의 시선이나 현실적 한계 때문에 내 꿈을 억눌렀던 기억도 함께 스쳤다. 레미가 주방 안에서 숨죽이며 몰래 요리를 완성해내는 장면은, 마치 내가 몰래 내 꿈을 키우고, 남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작은 시도를 해보던 시절과 겹쳐졌다.

특히 내가 가장 공감한 것은 레미가 끊임없이 갈등하는 부분이었다. 가족은 현실을 강조하며 ‘쥐는 쥐답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레미의 마음은 더 큰 세계를 향해 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 내 삶과 닮아 있어 울컥했다. 나 역시 현실과 꿈 사이에서 흔들리며, 안정과 도전 사이에서 선택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 레미가 결국 두려움을 넘어 자기 길을 선택하는 과정은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또한 링귀니와의 관계 역시 흥미롭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인간인 링귀니는 서툴고 자신감이 없지만, 레미와 만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점점 성장한다. 나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내 삶 속에서도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일’을 함께함으로써 가능하게 만든 순간들이 떠올랐다. 나에게도 레미 같은 존재, 혹은 링귀니 같은 동반자가 있었던 것이다. 혼자였다면 결코 이룰 수 없었던 길을, 함께였기 때문에 걸어갈 수 있었던 경험들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영화 후반부, 비평가 앙토안 에고가 라따뚜이를 맛보는 장면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는 냉정하고 차갑게만 보였지만, 한 입의 요리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그 순간 모든 방어와 벽이 무너진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진정한 예술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것은 요리뿐 아니라 글쓰기, 그림, 음악 등 어떤 형태든 같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나의 작은 표현이 누군가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특히 에고가 마지막에 남긴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서든 탄생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는 내 마음을 깊이 흔들었다. 나는 종종 ‘나는 재능이 부족한 게 아닐까?’, ‘나 같은 사람이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갇히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나에게 “중요한 건 출발점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는 용기”라는 진실을 보여주었다. 레미가 쥐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요리사가 되었듯, 나 역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내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위안을 받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영화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레미가 재료를 결합하며 상상 속에서 색과 소리를 느끼는 장면은 내게도 창의적인 순간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했다. 나 역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한 영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 순간만큼은 현실의 제약도, 두려움도 잊고 오직 창조의 즐거움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는 그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었고, 나는 그 장면을 통해 내 안의 창의성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내 마음은 두 가지 감정으로 가득 찼다. 하나는 따뜻한 희망이었다. 레미가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는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다른 하나는 뭉클한 자기 성찰이었다. 나는 얼마나 자주 ‘쥐는 요리사가 될 수 없어’라는 말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을까. 영화는 그 틀을 깨뜨리라고, 나답게 살아보라고 조용히 응원해주었다.

결국 「라따뚜이」는 나에게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꿈과 자기 믿음,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소중한 작품이었다. 현실의 무게에 눌려 숨죽이고 있던 내 마음을 일으켜 세우며, “너도 할 수 있다, 네가 진심으로 원한다면”이라고 말해준 영화였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좌절하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면 이 영화를 떠올린다. 작은 쥐가 거대한 부엌에서 요리사를 꿈꾸던 모습은, 나에게 언제나 ‘불가능 속에서도 길을 찾는 용기’를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