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야와 마녀> 줄거리
아야의 엄마는 어린 아야를 데리고 자신을 뒤쫓아오는 마녀들을 따돌리고는 어느 보육원에 자신의 딸 아야츠루를 맡긴다. 함께 남긴 쪽지에는 동료 마녀 12명에게 쫓기고 있으니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따돌린 후 아야를 데리러 오겠다고 쓰여있었고 자신이 부른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도 아야에게 쥐어주었다.
몇 년이 흐르고, 아야는 원장선생님 몰래 종탑을 오르고 입양되지 않는 방법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등 씩씩하고 자유분방하게 자란 듯 보인다. 보육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고 지내고 있다.
주기적으로 입양을 하러 사람들이 보육원에 방문하는 날 복도에 쭉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다. 아야는 가기 싫다고 했지만 결국 입양을 가게 됐다.
아야의 양부모는 보육원 근처 라임가에 살고 있는 푸른 머리의 뚱뚱한 마녀 벨라와 장신에 비쩍 마른 악마 맨드레이크였다. 아야는 양부모에게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하며 그들의 집에 들어간다. 일손이 필요해 아야를 데려왔다는 벨라에게 마법을 알려주면 조수가 되겠다고 아야는 말한다. 첫 일은 엉망진창이 되어있는 마녀의 작업실을 청소하고 잡일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또 이 집에서 지켜야 될 수칙은 맨드레이크를 귀찮게 하지 않는 것이다.
그날 밤 씻소 나온 아야는 벨라가 들어간 문이 없어진 것을 보고 맞은편 방문에 들어가 본다. 그곳에는 엄청난 책이 쌓여있는 서재였고 거기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무엇인가가 아야를 골탕 먹이는 것이었다. 기척이 느껴지는 곳에 가보니 어떤 문이 있었는데 그곳은 구린내가 나고 정리가 안된 장소였다. 거기서 음반 하나를 발견해 들고 나온다. 방문을 나오니 현관문은 사라져 있고 아야의 방 창문도 닫혀 열리지 않는다.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꼼짝없이 벨라의 조수역을 맡게 된 아야는 도망치려면 벨라와 맨드레이크 모두를 자신이 조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벨라는 처음에 한 말과는 다르게 아야에게 마법은 가르쳐주지 않고 온갖 잡일을 다 시킨다.
어느 밤 카세트플레이어를 찾아 자신이 보육원에 들어올 때부터 가지고 있던 카세트테이프를 켜 들으려고 한다. 그때 토마스가 방에 들어와 안긴다. 카세트테이프에서 나온 노래는 강렬한 사운드의 락밴드 음악이었는데 아야는 이 음악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다음 날 밤에도 토마스는 아야의 방에 왔고 아야는 침대에서 맨드레이크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벽에 붉은 원 두 개가 생기더니 붉은빛을 내기 시작한다. 아야는 벽은 또 왜 저러는 거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자 토마스가 저건 맨드레이크라고 말하며 알려준다. 토마스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 아야에게 토마스는 맨드레이크가 너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니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준다. 아야는 토마스에게 마법에 대해 잘 아냐고 물어본다. 토마스는 아야에게 벨라의 마법노트에서 마녀가 자신들에게 손댈 수 없는 마법을 알려주기로 한다. 둘은 힘을 합쳐 밤이 늦도록 마법약을 만들기 시작한다. 다 만든 약을 둘은 온몸 구석구석 바르고 잠에 든다. 다음날 아침 평소와 같이 벨라에 의해 부려 먹히는 아야는 언제까지고 이렇게 노예처럼 살 수는 없다며 항의한다. 그 때문에 벨라에게 혼만 나고 만다.
벨라가 손님들에게 줄 마법약을 들고 외출 한 틈을 타 아야와 토마스는 사람에게 팔이 한쌍 더 생기는 마법약을 만들기 시작한다. 벨라를 골탕 먹일 생각인 것이다. 맨드레이크에게서는 조금이나마 다정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야가 먹을 음식들을 챙겨주기도 한다. 팔 한쌍을 더 만들기 위해 벨라의 머리칼이 필요한 아야는 혹시 자신의 방 넘어가 벨라의 방일까 싶어 벽에 구멍을 뚫어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곳은 맨드레이크의 방이었고 그곳에서 맨드레이크는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온던 노래를 건반으로 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벨라의 모자에서 벨라의 머리칼을 찾은 아야는 드디어 팔 한쌍이 더 생기는 마법을 완성하게 됐고 벨라는 이마 한가운데에 작은 팔 하나가 생겨 화가 나 아야를 방에 가둬버렸다. 아야랑 토마스가 갇힌 방에 파란 지렁이를 잔뜩 보낸 벨라에게 자신들의 몸을 보호하는 마법이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벨라는 벽에 난 구멍에 지렁이들을 넣어버린다. 갑자기 지렁이 폭탄을 받게 된 맨 드라이 크는 화가 나 난리를 피웠고 그 틈에 아야는 맨드라이크의 방에 들어가게 된다.
록 음악이 나오며 과거로 화면이 전환되며 아야의 엄마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지금과는 다르게 날씬한 벨라와 맨 드라이 크도 드럼과 건반을 치며 함께 연주하고 있었다. 아야의 엄마와 맨 드라이 크는 서로 연인의 감정이 있었던 것도 같았다. 어느 날 마녀의 규칙을 어기는 아야의 엄마에게 충고를 하는 벨라를 겁쟁이라 말하며 아야의 엄마는 떠났고 그들의 관계는 거기서 끝이 난 듯 보였다. 아야의 엄마는 마녀 할망구들에게 조종당하는 건 질색이라고 하면 말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아야는 맨드라이크에게 자신을 내일부터 학교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학교에 가면 낮시간에는 집에 조용히 계실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벨라에게는 맨드라이크가 아줌마를 최고의 마녀에다가 훌륭한 드러머였다고 말했다며 칭찬하고 자신에게 마법을 알려달라고 다시 말한다. 벨라는 이전과는 다르게 조금 누그러진 모습이었는데 아마 아야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반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다. 아야의 방은 어느새 처음과는 다르게 각종 레이스와 장식이 가득한 여자아이의 방이 되었다. 그동안의 생활과 상황이 많이 변화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맨드레이크는 아야를 아야 양이라고 다정하게 불러주고 데몬들도 아야의 말을 잘 듣게 되었다.
커스터드가 아야의 집에 놀러 오기로 한 날 저녁 아야의 집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던 커스터드 앞에 자동차가 한대 서고 거기서 누군가가 내렸다. 아야의 집에 벨이 울리고 아야는 커스터드가 온 걸 알고 문을 열며 반기는데 문 앞에는 커스터드와 아야의 엄마가 서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끝이 난다.
감상평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은 나에게 언제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작품들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따뜻하게 기억되는 ‘추억의 한 장면’들이다. 그래서 지브리가 처음으로 선보인 3D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가 개봉했을 때, 호기심과 설렘이 동시에 일었다. 익숙한 지브리의 감성과 새로운 시도가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궁금했다.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주인공 아야였다. 보통 지브리 영화 속 아이들은 순수하거나 착하고, 때로는 두려움 속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아야는 달랐다. 고아원에서 지내면서도 자기 생각을 똑 부러지게 말하고, 어른들을 능숙하게 다루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얄밉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저런 아이가 진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억지 같아 보이지만 결국엔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태도는 어떤 면에서 부럽기도 했다.
아야가 마녀 벨라 야가에게 입양되어 집안일에 혹사당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옛날 동화를 떠올렸다. 신데렐라처럼 힘든 상황에 놓였지만, 아야는 울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유의 영리함으로 상황을 이용하고, 벨라 야가와 만드레이크의 빈틈을 파고든다. 그 모습이 단순히 어린 주인공의 귀여운 반항이 아니라, "나도 어릴 적에 이렇게 자기주장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어릴 때 순종적인 편이었고,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야를 보면서, 때론 뻔뻔하게 자기 뜻을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다만 영화가 끝났을 때는 허무함이 크게 남았다. 이제 막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 같았는데, 갑자기 막이 내려버린 것이다. 아야의 어머니와 과거 밴드의 비밀, 아야가 본격적으로 마녀 수업을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이 더 이어질 줄 알았는데, 모든 게 암시만 주고 끝나버렸다. 마치 맛있는 요리를 기대하고 앉았는데, 전채만 먹고 메인 요리가 나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화관을 나서면서 ‘이게 끝이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영상적인 부분도 솔직히 아쉬움이 많았다. 지브리가 그동안 보여준 손그림 특유의 따뜻함과 감성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3D 캐릭터들은 어쩐지 인형 같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표정이 풍부하지 않아서 아야의 장난기와 얄미움이 완벽히 전달되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배경과 소품의 디테일은 여전히 지브리답게 정성이 담겨 있었다. 벨라 야가의 집 안에 있는 마법 도구나 만드레이크의 방은 마치 살아 숨쉬는 듯 세밀하게 표현되어서, 그 공간만으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음악은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아야의 어머니가 밴드 출신이라는 설정과 맞물려, 록 음악이 등장했을 때는 ‘지브리에서 이런 분위기를 다루다니’ 하며 의외성을 느꼈다. 그 장면에서 만큼은 확실히 지브리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실감났고, 나 역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솔직히 「아야와 마녀」가 지브리의 대표작으로 남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완성도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분명했고,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 서사는 나 같은 관객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나에게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바로 **‘실험과 도전이 꼭 성공적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지브리가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방식을 지키는 대신 새로운 길을 시도한 것처럼, 우리도 때로는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낯설고 서툰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야라는 캐릭터도 내게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고집스럽고 얄밉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아이. 언젠가 나도 삶의 어떤 벽에 부딪힐 때, 아야처럼 뻔뻔하고 당당하게 나를 밀어붙여 보자고 다짐하게 된다. 「아야와 마녀」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안에 작은 용기와 도전 정신을 남겨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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